'카르마(कर्म Karma)'라는 말이 있다.
'카르마'는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하면 업(業)이라는 뜻이다. 업(業)이란 인과(因果)관계의
흐름과 법칙을 의미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기 마련이고, 결과는
반드시 그 원인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것은 필연적 흐름을 타고 우리 주위를 맴돈다.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흐름은 이 원인과 결과의 법칙을 따라 흐르고
있다. 이 인과법칙은 시간적 전후 관계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원인을 추적할 수 없는
우연까지도 포함하는 가장 포괄적인 법칙이다.
카르마(業)는 우리가 행동하는 것,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모두를 의미한다.
그래서 카르마는 선한 동기에는 선한 결과를 악한 동기에는 악한 결과를 가져오는(善因善果惡因惡果)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법칙을 따른다.
카르마는 또한 세월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윤회(輪廻)의 세월을 거쳐 쌓아온 인연은
만나지 못할 인연도 우연이라는 이름을 통해 만나게 만들지만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영겁(永劫)의 세월을 거치며 맺어 온 준비된 우연이다. 이런 뜻에서 볼 때 카르마는
세렌디피티 (Serendipity)라는 말과도 맞닿아 있다
러브 어페어는 카르마와 세렌디피티의 영화이다. 우연히 만난 두 남녀 마이크
(워렌 비티)와 테리(아네트 베닝)는 우연한 사고를 통해 사랑에 빠지지만 여주인공의
우연한 사고 때문에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결국 우연히 그녀의 소식을 들은 남자 주인공에
의해 그들은 만나야 하는 그곳에서 다시 만난다.
모든 것이 우연으로 포장된 듯한 이 영화는 결국, 선한 인연을 바랐던 연인들에게 주는
신의 혹은 우주의 섭리(攝理)아니였을까?
사랑은 우연(偶然)이라는 가면을 쓰지만, 필연(必然)이라는 옷을 입은 채 우리에게
찾아온다.
[John 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