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판타지를 기본으로 한다. 꿈꾸는 것, 꿈꾸고 싶은 것 그 이상의 것들을 마음 것
캔버스에 담아 그려낸다. 하지만, 캔버스에 담기는 것 모두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때론, 수묵화도 되고 때론 산수화도 되며 때론 아무것도 그려내지 못할 때도 많다.
오히려 캔버스가 찢겨나가는 고통을 감내해야 때가 더 많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뭐 어떤가? 그런 환상조차 없다면 인생 자체가 너무 무미건조해 지는 것을..
나는 이 영화를 불행히도 5번이나 보았다. 당시, 여자친구가 없었던 나는 첫번째
관람은 자의에 의해서, 나머지는 이별의 아픔을 지닌 자들에 의해 반강제로 보아야했다.
그래서 마지막 관람이던 5번째는 우피 골드버그의 재기 넘친 연기를 보고도 더 이상 웃지
않았고, 샘(패트릭 스웨이지)이 몰리(데미 무어)를 영원히 떠나야 할 때도 전혀 슬프지 않았다.
하지만, 매번 함께 보던 이들의 반응에서 이별의 색깔이 한번도 같은 것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어떤 이는 화려한 풍경화로, 어떤 이는 담백한 난초를 그리듯 그렇게 자신만의
연인들을 떠나보내고 있었다.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동전을 가지고 몰리가 샘의 실체를
확인하는 장면이다. 'Ditto'라는 자신들 만의 언어로 잃어버렸던 사랑의 실체를 확인할 때
그들은 소통의 눈물을 짓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해 사랑하는 연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았던 이의 사랑은 사랑하는 이의 가장 어려운 순간을 힘겹게 지켜주고 영원히
이별한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모든 이별은 아름답지 못하다고..세상에 아름다운 이별 따윈 없다고..
하지만 사랑이란 그런 걸 알면서도 더 많은 꿈을 꾸게 되는 판타지이다.
그리고 그 판타지는 때론 그 자체로 용서가 되며, 그것이 세상을 바꿀 때도 많다.
판타지의 힘은 위대하다...
[John 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