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세일러문을 이어 여자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카드캡터 체리>의 원작자, 클램프. 클램프는 한 명의 작가가 아니다. 총 4명의 구조로 이루어진 일종의 만화 제작 스튜디오이다. 아마도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일본 만화에 있어서 거의 유일하게 이들이 그려진 작품 속의 캐릭터들을 다른 작품에서 묶어보았다는데에 가장 큰 차별점이 있는 것 같다. 그럼 세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클램프(CLAMP)는 일본의 여성 만화가 집단이다. 오카와 아게하(大川 緋芭), 모코나(もこな), 네코이 쓰바키(猫井 椿), 이가라시 사쓰키(いがらし 寒月 이가라시 사쓰키[*])로 구성되어 있다. 만화가가 어시스트의 도움을 받아 만화를 창작하는 경우는 많지만, 철저하게 영역을 분업하고 합작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는 드문 경우라고 한다.
클램프는 1980년대 중반 오사카에서 동인지 서클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초기 멤버는 현재 멤버를 포함하여 아키야마 다마요(秋山 たまよ), 히시카 소우시(日鷺総司), 오쿈(お・きょん), 나카모리 가즈에(中森かずえ), 이노우에 유즈루(井上譲), 나나오 세이(七穂せい), 오미 신야(大海神哉), 세이 리자(聖りいざ)로 모두 12명이었다. 1989년에 상경하여 《사우스(サウス)》 3호에 《성전(聖伝-RG VEDA-)》을 게재하면서 데뷔하였는데 상경하기 전에 5명이 탈퇴하여 7명이 되었고 《성전》을 작업하던 도중 아카야마 다마요와 나나오 세이, 세이 리자도 탈퇴하여 현재의 4명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아카야마 타마요와 세이 리자는 독자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위키백과)
■ 오오카와 아게하(大川 緋芭)
전 필명 : 오오카와 나나세(大川 七瀬)
1968년 5월 2일에 오사카 부에서 태어났다. 클램프의 리더이자 원작자이다. 편집자와 협상하고 판매를 계획하는 것도 오카와 아게하의 역할이다. 클램프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의 각본에 참여하기도 한다.
■ 모코나(もこな)
전 필명 : 모코나 아파파(もこな あぱぱ)
1968년 6월 16일에 교토 부에서 태어났다. 클램프의 대부분의 시리즈의 작화를 담당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클램프하면 모코나의 화려한 그림체를 떠올린다. 모코나는 작품에 등장하는 토끼와 비슷한 캐릭터 이름이기도 한데 《마법기사 레이어스(魔法騎士レイアース)》에서 처음 등장했고 현재 《츠바사 크로니클(ツバサ-RESERVoir CHRoNiCLE-)》과 《xxx홀릭(xxxHolic)》에도 등장하고 있다.
■ 네코이 츠바키(猫井 椿)
전 필명 : 네코이 밋쿠(猫井 みっく)
1969년 1월 21일에 교토 부에서 태어났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모코나의 어시스턴트를 하지만 《위시(Wish)》, 《좋으니까 좋아(すき。だからすき)》, 《합법 드러그(合法ドラッグ)》에서 작화를 담당하기도 하였다. 작품에 나오는 SD 캐릭터는 네코이 츠바키가 그린 것이다.
■ 이가라시 사츠키(いがらし 寒月)
전 필명 : 이가라시 사츠키(五十嵐 さつき)
1969년 2월 8일에 교토 부에서 태어났다. 모코나와 네코이 츠바키의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으며, 단행본을 디자인하고 있다. 요리 담당이기도 하다. (위키백과)
이렇게 4명의 역할이 전담되어 하나의 스튜디오처럼 운영되고 있는 클램프는 1989년부터 시작되어 2014년에 이르기까지, 26년간의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클램프의 작품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클램프 작품 목록>
- 1989년 《성전(聖伝-RG VEDA-)》(1989년 ~ 1996년), 《20면상에게 부탁해(20面相におねがい!!)》(1989년 ~ 1991년)
- 1990년 《동경 바빌론(東京BABYLON)》(1990년 ~ 1993년)
- 1991년 《학원특경 듀칼리온(学園特警デュカリオン)》(1991년 ~ 1993년)
- 1992년 《백희초(白姫抄)》(1992년), 《CLAMP 학원 탐정단(CLAMP学園探偵団)》(1992년 ~ 1993년), 《엑스(X)》(1992년 ~ , 연재 중단), 《신춘향전(新・春香伝)》(1992년)
- 1993년 《REX 공룡이야기(REX 恐竜物語)》(1993년), 《이상한 나라의 미유키(不思議の国の美幸ちゃん)》(1993년 ~ 1995년), 《내가 사랑하는 사람(わたしのすきなひと) 》(1993년 ~ 1995년), 《마법기사 레이어스(魔法騎士レイアース)》(1993년 ~ 1995년)
- 1995년 《마법기사 레이어스 2부(魔法騎士レイアース2)》(1995년 ~ 1996년), 《위시(Wish)》(1995년 ~ 1998년)
- 1996년 《카드캡터 사쿠라(カードキャプターさくら)》(1996년 ~ 2000년)
- 1997년 《클로버(CLOVER)》(1997년 ~ , 연재 중단)
- 1999년 《좋으니까 좋아(すき。だからすき)》(1999년 ~ 2000년), 《엔젤릭 레이어(ANGELIC LAYER)》(1999년 ~ 2001년)
- 2000년 《합법 드러그(合法ドラッグ)》(2000년 ~ ,연재 중단), 《쵸비츠(ちょびっツ)》(2000년 ~ 2002년)
- 2003년 《츠바사 크로니클(ツバサ-RESERVoir CHRoNiCLE-)》(2003년 ~ 2009년), 《xxx홀릭(xxxHolic)》(2003년 ~ 2009년
- 2006년 《코바토.(こばと。)》(2006년 ~ 2011년)
- 2011 《게이트 세븐(gate7。)》(2011년 ~ )
특히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작을 뽑자면, <마법기사 레이어스>와 <카드캡터 사쿠라>일 것이다. 클램프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단연 화려한 그림체이다. 특히나 변신물이자 소녀물, 마법물인 이 두 작품은 소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캐릭터들의 화려한 의상과 그림체가 클램프의 작품 중에서도 당연 으뜸이다.
먼저 <마법기사 레이어스>는 아이들이 좋아할 다양한 소재를 품고 있어 인기를 끌게 된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화려하고 수려한 그림체를 돋보이게 하는 의상의 변신, 그리고 화려한 검, 각 캐릭터를 상징하는 상징적인 동물의 등장, 주인공들이 타고 싸우는 로봇들은 그동안에 소녀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세계나 다름 없었다. 로봇물이라고 한다면, 당연 일본의 건담 시리즈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남자아이들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고 이렇게 여성 캐릭터가 로봇물에서 메인으로 주인공을 꿰차고 있는 작품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여자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남자아이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너무 소녀틱하지 않은 소녀들의 메카물. 클램프이기에 가능했던 캐릭터 설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후에 가장 크게 클램프 작품 중에서 히트친 작품이 나왔다. 바로 <카드캡터 사쿠라>이다.
우리나라 오프닝 노래가 좋아 만화 주제가곡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카드캡터 사쿠라(우리나라 애니메이션명: 카드캡터 체리)>.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일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왔다. 현재까지도 클램프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은 팬층을 보유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해당 작품도 애니메이션은 다소 화려하고 수려한 클램프의 그림체가 잘 표현되지 못했지만, 원작 일러스트들의 따듯하면서도 화려한 일러스트가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그런 작품으로 유명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용 설정에 주인공인 사쿠라의 친구가 사쿠라를 너무 좋아하여 사쿠라가 카드를 모으기 위해 카드들과 싸우는 의상을 만들어주는 설정으로 잡아, 보다 작품의 의상을 화려하게 그릴 수 있는 원천을 마련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총 12권의 단행본의 표지가 각각 다른 옷을 입은 사쿠라로 디자인 되었고, 보통의 일러스트집에도 구성은 비슷하다 의상만 다른, 전혀 색다른 일러스트의 형태를 가져왔다. 해당 작품은 현재 15주년을 맞이하여 20주년을 맞이한 세일러문처럼 다양한 캐릭터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역시나 나이를 먹지 않는 캐릭터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노화되지 않고, 재생산 할 수 있는 캐릭터의 원동력.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일본이다.
내가 클램프를 소개하고 싶었던 점이 이제 등장한다. 바로 클램프의 세계관. 보통의 작품들은 미국의 마블 코믹스나 DC 코믹스를 제외하곤 개별의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합쳐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일본에서 클램프라는 만화 창작 집단이 이를 또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바로 <츠바사 크로니클>이라는 작품으로 말이다.
위의 그림이 <츠바사 크로니클>의 두 주인공의 모습이다. 하지만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카드캡터 사쿠라>의 두 주인공이었던 사쿠라와 샤오랑의 성인 버전 모습이다. 이밖에도 해당 작품에는 다른 작품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에 클램프 팬들은 초반에 열광했지만, 이어서 다소 엄청나게 복잡한 세계관을 해석하고 따라가고 추리하느라 결국 지치기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클램프의 다른 작품, <XXX 홀릭>과도 연관지어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크나큰 스포일러가 되어 해당 작품을 감상하는 의미를 주지 못할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 언급된 작품뿐만이 아니라 <동경 바빌론>에서 주인공들이 이어지는 <엑스>, <20면상에게 부탁해>의 총학생회는 <클램프 학원 탐정단>, <학원 특경 듀칼리온>에 등장하는 등, 클램프의 작품들이 하나하나 연결되있는 끈이 깊다. 특히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필연'이라는 키워드같다. 이러한 중심 키워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클램프의 세계관은 또한 클램프의 힘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클램프의 기적'이라는 클램프의 작품을 살펴보는 책이 12권이나 출간될 정도이다.
클램프의 작품 중에서 흥미로운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나라 춘향이를 소재로 다룬 <신춘향전>이다.
한복이 이뻐서 클램프가 작품을 그렸다는 설이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많은 작품이다. 클램프의 <신춘향전>은 단순히 이름과 소재만을 가져다가 쓴 완전히 새로운 재창작물에 더 가깝다는 평이 많다. 그도 그럴것이 해당 작품의 춘향이는 우리가 아는 춘향이와는 달리 무술을 할줄알고 비술도 다룰줄 아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비교를 하는 것조차 우습다는 평들이 많다. 클램프가 한복이 이뻐서 그렸다고는 하지만 등장하는 옷도 한복보다는 중국옷과 거의 흡사하다고 하니 애국심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비난을 받을 수에. 그래도 우리나라의 소재를 다른 외국인이 재창작물로 만들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춘향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하지만 아직 큰 성과는 없으니, 이를 다른 나라에 빼앗기지 않게 잘 사수하는 일이 먼저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지금까지 클램프의 대강의 작품들과 세계관을 살펴보았다. 별로 정리한 것 없지만, 이렇게 가볍게라도 정리를 해 놓으니 아직 우리나라는 많이 멀었다는 생각이 크게 자리잡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웹툰으로 치우쳐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미국처럼 웹툰이라도 연재일이 길어 작가들의 시간적인 여유를 챙기는 여건이 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점점더 웹툰의 그림질이 떨어지는 대한민국 웹툰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제는 빠르게를 외치기보다 좀더 느리게, 여유롭게, 정확하게, 다양하게를 외치는 캐릭터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