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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튜디오 지브리,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메시지를 던지다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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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인 <모노노케 히메>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통해서 스튜디오 지브리가 던지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살펴보았었다. 이어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른 작품도 살펴봐보겠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jpg





먼저, 필자가 중학교때 극장에서 보았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 중에서도 이 작품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대표작으로 꼽을 정도로 많이 보았기에 줄거리를 생략하도록 하겠다. 이 작품에 대해선 살펴볼 것이 많은데.. 무엇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우선은 이 작품의 제목이 되었던 '센'과 '치히로', 이름에 대해서 짚어보겠다.


치히로가 우연히 들어가게 되어 일하게 된 유바바의 온천장에서, 처음으로 치히로에게 닥친 일은 바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다. 유바바는 '치히로'라는 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이름을 부여해준다. 이에 치히로는 점차 자신이 '치히로'로 살던 기억을 잃어가게 되는데..


‘하늘은 녹(祿)이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내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세상에 이름이 없는 풀이 없으니 당연히 이름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 이름은 우리에게 무엇을 뜻할까? 바로 독립된 자아와 더불어 독립된 자아가 스스로 지닐 수 있는 존재의 의미, 즉 태어남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온천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현대 사회의 일원과도 같이 누구나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유바바는 일은 시켜주되 과분한 이름은 빼앗아간다. 바로, 자아를 상실한채 사회구조적인 노동에만 몰두하는 우리의 모습과도 같지 아니한가?


노동없는 삶이란 있을 수 없는 현대 사회를 여실히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지불없이, 허락도 없이 음식을 손을 대어 점차 짐승인 돼지로 변해버린 치히로의 부모님의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일을 안하는, 일을 못하는, 음식에 대가를 치루지 못하는 사람, 즉 사회적인 약자(작품 내에서는 사는 세계가 다른, 이쪽 세계에서의 약자)를 똑같은 사람으로 보지 못하고 일은 안하고 밥만 축내는 돼지로써 바라보는 냉소적인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유바바 크기조정.jpg   제니바 크기조정.jpg                                                                                                           <좌: 유바바/우: 제니바>





해당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꼈던 것은 바로 유바바와 똑같은 얼굴을 지난 쌍둥이 언니, 제니바의 등장이다. 제니바는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로써 생김새가 유바바와 똑같다. 하지만 유바바와 정반대의 행동을 통해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즉 유바바는 모든 것을 마법으로 다스리고 지배하려고 한다. 절대로 손으로 직접 물건을 생산해내거나 하는 일은 없다. 반면에 제니바는 직접 손으로 옷을 만들고 요리를 하며 소박하게 살아간다. 너무나도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보여주어 더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장면이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 둘의 삶은 우리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자본주의, 물질 만능주의에 살아가면서 물질에 지배되는, 욕심에 지배되는 유바바의 삶을, 혹은 그러한 물질적인 것들을 내려놓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제니바의 삶 중에서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유바바가 '악'은 아니다. 이전에 소개한 지브리 작품들처럼 절대적인 악이 아니란 말이다. 유바바는 작품 내에서 온천장에서 일하게 해주는, 즉 노동할 수 있는 환경, 일자리를 부여해주는 현대의 사업주와도 같다. 무엇이 유바바를 악랄하게 바꾸어 놓았는지를 보면 앞서 이야기한 물질 만능주의와 또다른 이유, 바로 유바바의 아이, 보오이다.





보오.jpg      보오2.jpg

                                                                <좌:변신 전의 보오/우:제니바에 의해 변신한 보오>




유바바는 보오를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온통 갖가지 선물들로 꾸며놓은, 즉 부모로써 물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갖추어 놓은 방에서 키운다. 이에 보오는 바깥세상과 단절되어 살아왔기에 자신의 말이 법인줄 아는.. 예의를 모르는 철부지 아이이다. 이 대목은 현대사회의 골드키즈의 환경,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유바바는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 보오에게 무엇이든지 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던 것은 아닐까? 황금에 눈이 멀 정도로. 세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보오는 치히로와 제니바에 의해 잠시나마 세상을 여행하게 된다. 이에 본인 스스로 걸으며 알아가는 법을 배운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서부터 반대되는 차이를 보여주는 유바바와 제니바. 당신은 어떠한가?

 

아마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하쿠와 가오나시를 떠올릴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가오나시는 항상 멸시받던 존재이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여 말하지 못하는 가오나시는 다른 생명체를 삼켰을때 그 생명체의 목소리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설정이 등장한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소외된 사람들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가오나시는 작품 안에서 다른 생명체와 어울리는 방법을 몰라서 모두가 탐내는 '금'으로 유혹을 한 것이다. 비록 가짜 금이었을지 몰라도 진짜라고 믿었던 생명체들은 가오나시가 신이라도 된 듯이 섬기며 먹을 것을 바쳤다.





가오나시.jpg   가오나시2.jpg

                                                     <좌:폭주하는 가오나시/우:제니바를 만나 가르침을 받는 가오나시>





이랬던 가오나시는 제니바를 만나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법, 음식을 먹는 방법,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도 가난 때문에, 혹은 질병 때문에 소외받는 사람들은 좀더 세심한 배려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갈 자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즉 인생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어떤 기회가 주어지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나는 해석이 되었다.





하쿠.jpg    하쿠2.jpg

                                                                    <좌:치히로를 도와주는 하쿠/우:용으로 변신한 하쿠>





하쿠는 작품에서 치히로를 도와주는 인물이다. 하지만 원래는 치히로가 살던 동네 앞에 흐르는 강이었고 그 강에 빠진 치히로를 구해줬던 것인데, 개발로 강이 없어지자 유바바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또 치히로가 유바바의 온천에서 일하는 내용 중에도 어떤 강의 신이 인간이 강을 더럽혀서 온갖 쓰레기들로 뒤덥힌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찔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갖 쓰레기가 버려졌던 강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든 것, 이것이 지브리의 힘이 아닐까한다.


이렇듯 지브리는 지브리만의 철학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하지만 현재 경영난으로 해체설이 돌고 있는 지브리.. 이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아마도 최근 작품의 부진과 더불어 미야자키 하야오의 부재가 큰 구멍을 만든 것 같다. 다음 편에서는 앞서 살펴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철학을 대표하는 대표작들의 캐릭터산업을 살펴보고, 이후 작품들의 실패 원인 또한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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