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여성들에게 디즈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물어본다면, 당연 디즈니의 역대 프린세스들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다. 어린시절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커간 현재 10대 ~ 30대 여성들의 대답은 더욱 그러리라 생각된다. 그만큼 디즈니에서 만들어낸 일명 프린세스 캐릭터가 많다는 소리다.
<좌 : 오리지널 백설공주 포스터 / 우 : 현재 백설공주 포스터>
디즈니사의 프린세스 캐릭터 중에서 가장 오래된, 제일 처음 등장한 프린세스 캐릭터는 1937년도에 만들어진 <백설공주>이다. 원래 백설공주 이야기는 북유럽에서 구전되어오던 이야기였다. 구전이라 함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로, 대개 보통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이야기가 변형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백설공주도 마찬가지였다. 본래 훨씬 잔인하다, 혹은 근친관계 등 여러가지 설이 많았지만, 17세기 초에 그림형제에 의해서 현재 전해지는 내용으로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네덜란드의 동화 놀이동산, 에프텔링(Efteling)>
디즈니는 1930년대, LA 주변에 놀이동산을 건설할 계획으로 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수도승에 의해 네덜란드의 한 숲 속에 세워진 동화 놀이동산인 에프텔링(Efteling)에서 백설공주 이야기를 소재로 한 그림극을 본 후에 애니메이션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백설공주 이야기는 공주와 왕자의 사랑, 그리고 일곱난장이, 마녀 등 극적인 요소가 강한 스토리이기에 놀이동산에 어울리는 소재라는 판단이 따랐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디즈니의 1대 공주, 백설공주이다.
백설공주의 제작비는 150만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치고는 많은 투자비용이었다고 한다. 바로, '셀' 애니메이션으로 단순히 투명한 셀지를 겹쳐 그리던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탈피하여, 배경은 가만히 놔두고 등장인물들만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종이에 그린 그림을 투명한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에 그대로 옮긴 뒤 그 뒷면에 채색을 한 다음 배경 위에 놓고 촬영하는 애니메이션 기법이다. 당시엔 최고로 혁신적이었던 애니메이션 방식이었다고 한다. 백설공주를 제작하면서 여러번 파산 위기를 맞이했었지만 백설공주 애니메이션은 완성되어 개봉하였고, 1937년 5월까지 65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엄청난 흥행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후에 디즈니는 <피노키오>와 <판타지아>를 제작하지만, 비평가들의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피노키오>의 경우 100만 달러의 적자를 내었습니다. 더 이후에 제작되었던, 누구나 다 알고 현재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덤보>나 <밤비>등도 당시엔 흥행에 참패하고 맙니다. <밤비>의 경우 기획에서 제작까지 총 5년의 시간을 투자했지만, 리얼리즘에서 판타지로 넘어가던 시대 흐름에 부합되지 못하면서 2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말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 만들어진 <신데렐라>는 220만의 투자 비용이 들었으나 79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좌 : 오리지널 신데렐라 포스터 / 우 : 현재 신데렐라 포스터>
잠깐 신데렐라의 원작 이야기를 해보자면, 신데렐라의 원작은 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가 옛 이야기를 모아 정리한 단편집 [교훈이 담긴 옛날 이야기와 꽁트]에 처음 실린 것이다. 원래의 제목은 [성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이었는데, 영어로 번역이 되면서 성드리용(Cendrillon)이 신데렐라(Cinderella)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원래는 유리구두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고 가죽신이 등장해야 맞다. 샤를 페로가 썼던 원작의 프랑스어 제목이 [성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유리신(pantoufle de verre)'이 아니라 프랑스식 고급 모피 신발, 즉 ‘가죽신(pantoufle de vair)’이었는데, 이것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verre(유리)와 vair(가죽)이 헛갈려 유리(glass) 구두가 되었고, 그 이미지가 너무나 뛰어나 나중에 다시 출간된 프랑스어 원작조차도 유리신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여기서도 얼마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파급력이 큰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의 성공에 탄력을 받은 디즈니는 이어서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뮬란, 공주와 개구리, 라푼젤, 메리다와 마법의 숲, 최근의 겨울왕국까지 총 13명의 프린세스, 즉 프린세스 시리즈가 생겨났다. 왜 이렇게 디즈니는 프린세스에 집착하는 걸까?
앞서 우리가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를 살펴보았을때 알 수 있었던 것은, 감미로운 사람의 노래와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가 조화롭게 녹아드는 작품이 가장 디즈니다운 애니메이션이었으며, 관객들 또한 이를 스스로 원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비평가들또한 그리 평했으니 말이다.
<밤비>의 경우는 리얼리티적인 측면이 강하여 개봉 직후에 환상적인 판타지 이야기라는 시대적으로 요구된 관객들의 취향에 반한 결과로써 외면 받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칼라 TV가 일반적이게 되고, 스포츠가 성행하며, 보다 자극적인 것들이 노출되는.. 모든것이 새롭고 화려한 근대성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만나면서 더욱 판타지적인 애니메이션은 부각되어 갔을 것이다. 환상성이 부각되어가던 관객의 요구와 더불어, 주된 관객인, 아직은 세상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해서 오로지 달콤함으로 포장되어 있는 그러한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특히 애니메이션의 주된 고객은 바로 아이들이다. 구매를 하는 것은 아이들의 부모가 되겠지만 아이들의 요구에 의해서 부모는 아이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았을 것이다. 이제 디즈니의 방향성은 '판타지, 아름다움, 이상향'으로 굳힌 것이다. 디즈니의 롱런은 여기에 있다.
정확한 타켓의 요구를 맞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산업은 당연히 성공하지 않을까? 디즈니는 디즈니만의 자체적인 놀이동산과 스토어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만 타겟이 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어른들도 타겟이 된다. 앞서 1편에서 소개한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바로 나이를 먹지 않고, 한 번 생성되면 인위적으로 없애지 않는 이상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강조했었다. 그렇다. 아이들에게는 '꿈'으로,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기억되며 소비되는 것이 바로 캐릭터산업이다.
보통 의류 브랜드에서 아동의류를 생산하는 것은 아동이 골드키즈인 요즘에 돈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브랜드를 입고 자란 아이들은 훗날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지속적인 소비를 한다는 결과가 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특히 여자아이의 경우, 나같은 경우도, 인어공주가 부르는 'part of that world'를 따라부르며 자랐다. 그랬더니 훗날 인어공주 dvd는 물론 음반까지 구매하였다. 요즘은 특히 성인들 사이에서 디즈니의 베이비돌이 유행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필자도 하나쯤 구매하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든것 같다. 성인들 사이에서 디즈니 베이비돌은 구매하여 얼굴을 리페인팅하거나 인형옷을 직접 만들어 꾸미는 취미가 새롭게 생겨났다. 캐릭터상품이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가?
이렇듯 여성을 타겟으로 한 디즈니의 주된 수입원은 프린세스 시리즈가 되어주고 있다. 동화나라의 공주님 이야기를 통한 프린세스 시리즈를 통해 만들어 쌓아간, 디즈니만의 히스토리 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가치일 것이다.
[참고자료]
- 세계영화작품사전 : 애니메이션 영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 <월트 디즈니>, 김지영 저, 살림출판사
- 네이버 캐스트 <신데렐라>
- 네이버 지식백과
- 사진 출처 :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