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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김현청의 허허실실_014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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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몰아칩니다. 거친 비바람에 나무가 쓰러지고 평화롭던 시골마을은 황폐해졌습니다. 탐스럽게 익은 사과나무는 겨울 찬바람에 나뭇잎 떨어지듯 앙상한 가지만 남겨져 있습니다. 그 어느 때도 이처럼 파괴적인 태풍은 없었습니다. 1991년 일본의 아오모리현에 몰아친 태풍 이야기입니다. 이 날 몰아친 태풍으로 수확을 앞둔 사과의 90%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달려 있는 10%의 사과마저도 태풍으로 인해 긁히고 멍이 들어 상품가치가 없게 되었습니다. 몹쓸 태풍이 1년 농사를 하룻밤사이에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손쓸 방법도 하소연할 곳도 없는 기막힌 현실이었습니다. 이쯤 되면 농부들의 상실감은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농부들은 과수원에 뒹군 낙과를 바라보며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그때 한 농부가 하늘을 바라봅니다. 앙상한 사과나무에 위태롭게 달려 있지만 그마져도 태풍 맞은 사과가 그의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의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삶의 희망까지 앗아간 태풍을 이겨내고 단단히 매달려있는 사과, ‘태풍 맞아 못 팔게 된 사과가 아니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농부는 그길로 과수원을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합격이라는 스티커를 만들고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포장지를 제작합니다.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는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에게 주술 같은 바람이 담겨져 합격사과라는 이름으로 입시 마케팅 시장을 휘몰아 쳤습니다. 평소 같으면 태풍을 맞아서 제 값도 못 받았을 사과가 사랑하는 자녀에게, 애인에게, 친구에게 특별한 것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입혀져 일반사과의 10배 이상의 가치로 팔리게 됩니다.

사과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사과를 바라보는 시선(frame), 사과에 부여된 관점(frame)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표현 혹은 관점(frame)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 즉 프레이밍효과(Framing Effect)입니다.

 

 

죽 쑤는 가게의 이유

강조점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지는 프레이밍효과는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느 마을에 죽을 파는 가게가 한날한시에 나란히 문을 열었습니다. 서로 경쟁을 하게 된 이 가게는 맛도 가격도, 심지어는 내부시설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두 가게의 매출에는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가게의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매출이 적은 가게의 사장은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가게를 몰래 엿보았습니다. 역시 맛도 가격도, 시설도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자기 가게와 옆집가게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가게의 종업원은 계란을 넣을까요? 말까요?”라고 말하는 반면, 잘 되는 옆 가게의 종업원은 신선한 계란을 하나 넣을까요? 두 개 넣을까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표현의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 온 것입니다.

부정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은 물이 반 컵밖에 남지 않았네!”라고 표현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사진 사람은 물이 아직 반 컵이나 남았네!”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들의 더렵혀진 옷을 세탁하며 미련한 어머니는 너 때문에 매일 빨래하기 힘들어 죽겠다!”며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며 아들의 기를 죽이고, 지혜로운 어머니는 오늘도 정말 재밌게 놀았구나?”라며 아들의 기와 자존감을 살려 줍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우리의 삶속에도 때로 천둥과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몰아칩니다. 손쓸 겨를도 없고 손쓸 방법도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들 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과수원 바닥에 떨어진 사과를 보며 망연자실하고 누군가는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통해 희망을 발견합니다.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어 나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넌다.”라는 말입니다. 인생의 성패의 기로에 처하게 될 때 우리의 태도와 현실을 대하는 관점은 위기상황을 고착시킬 수도 있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혹은 일상다반사에서 우리가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긍정이 될 수도 있고 부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임스 앨런(James Allen)은 그의 저서 위대한 생각의 힘(The Path to Prosperity)에서 사람을 성공시키거나 파멸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생각이라는 무기고에서 우울함과 무기력과 불화 같은 무기를 만들어 자신을 파멸시킬 수도 있고, 환희와 활력과 평화가 넘치는 천국 같은 집을 지을 도구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바람을 맞서면 부러지거나 휩쓸리지만 돛을 세우면 항해를 할 수 있고 날개를 펴면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김현청: 출판저널리스트, 스토리텔러블루에이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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