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반가워요.
조블랙입니다.
오늘 첫 시간은 조금 지루한 얘기(지만 정말 중요한)를 꺼내볼까 해요.
저도 사실 이런 거 무지무지무지 재미없어 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획과 마케팅 참고서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만큼
몇 가지 핵심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가려구요.
앞으로 최소 몇 달 간은 기획과 마케팅 세계에서 함께 허우적 거려야 할테니
준비운동 삼아 가볍게 생각해보도록 하지요.
자, 첫 번째 아주 가벼운 질문!
"기획이란 무엇일까요?"
.
.
.
아, 물론
다들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혹시나, 만에 하나, 극히 드물게,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스튜디오블룸의 대답을 들려드릴게요.
우선 그 전에
일반적으로는 어떻게 '기획'을 정의하고 있는지 한 번 볼까요?
국어사전에는 '일을 꾀하여 계획함'이라고 되어 있네요.
좀 더 볼까요?
대한민국 대표 포털싸이트인 네이버에선 '기획'을 뭐라고 할까요?
그렇군요.
이 뒤에 붙는 글은 이렇습니다.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 즉, 기획이란 행정이 기존의 사회를 보다 바람직한 상태로 장래에 변화시키고자 정책결정 과정에서 걸정된 막연한 [추상적인] 목표를 근거로 명확한 [구체적인] 목표로 다시 설정하여,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가장 효율적이고 적용 가능한 방법을 으어어어어어 으어어어어어... 이게 뭔 말이여 으어어
어렵게 적혀있네요, 하하^-^;
보편적인 정의는 이렇구나 정도로만 알아둡시다 우리.
누가 혹시 "기획이 뭐죠?" 하고 물어보면, 절대로 저렇게 대답해주지 마세요.
저렇게 어렵게 대답하신다면, 상대방은 여러분을 분명 '아 이상한 녀석이야 아 몰라 아 어려운 사람이야 아 멀리 하자.' 이럴지도 몰라요.
(연애도 못하고 친구까지 잃게 될 수도 있어요.)
간단하게 가자구요 간단하게.
뭐든지 단순하고 분명한 게 좋은 거잖아요.
딱 한 마디로 정리해볼까요?
기획이란?
기획을 아주 딱 떨어지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기획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네, 우리가 늘 말하는 '기획'의 본질, 그러니까
'기획, 왜 하지?''에 대한 대답은 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앞으로 [기획과 마케팅 참고서]를 이해하시는 데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획과 마케팅 참고서]를 통해 여러분께 꼭 알려드리고 싶은 것이구요.
포. 인. 트.
네, 그겁니다.
한 번 뜯어볼까요?
기획이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기획'이란 것이 언제 등장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다 너머에서 온 전학생이 등교 첫 날 부터 수염을 기르고 이상한 윗도리까지 입고 있길래
모두 모여 설득을 해봤지만 도대체 알아듣질 못한다. 문제가 뭘까?
기업에선 새로운 상품 개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럴 때 '상품을 기획한다'고 하지요?
상품이 만들어지면 본격적으로 '광고 기획'을 하고요.
또 어떤 지역에선 축제를 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 행사 기획'이라는 말을 쓰지요.
누군가는 책을 내기 위해(출판 기획) 분주히 뛰어다니고,
어느 마을은 마을회관 활용 방안에 대해 협의(공간활용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예시 뿐만 아니라 훨씬 많은 곳에서 '기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획'이라는 말은 아주 광범위하게,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지요.
그런데 여기서 잠깐,
우리가 표면적으로 보고 있던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창의적으로 생각을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든다' 이런 말들을 잠시 내려놓아 봅시다.
"왜?"에만 초점을 맞춰서 가만히 뜯어보면
서로 전혀 다른 영역에서 다른 생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저 '기획'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지요.
기업은 '이윤을 남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려 하는 것이고, '많이 팔아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광고를 만드는 것이지요.
지역은 '지역 주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의 경제/사회 가치를 높이려는 것입니다.
'소속감과 자긍심에 대한 문제' 때문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학교는 근사한 환영회를 열어주는 것이고,
'구성원들의 흥미와 지속적인 관심에 대한 문제'를 풀기 위해 단체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다양한 제안을 실현시키는 것이겠지요.
어렵나요?
좀 더 간단하게 이야기 해볼까요?
당연히
'환경 문제'를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 환경 영화제가 기획된 것이고,
'독도 문제'를 제대로 인식시키기 위해 서경덕 교수님은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한 거겠죠?
그거랑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기획 결과물(그것이 행사가 되었든 상품이 되었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문제라는 것은
크게는 국가나 사회의 가치 실현에 대한 부분일 수도 있고
작게는 인간 관계나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사소한 의견 공유에 대한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기획의 주체가 되는) 각각의 조직, 사람들의 존재이유, 가치관, 이해관계 등에 따라
크고 작은 문제들이 나오는데, 바로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이 '기획'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어? 내가 예전에 했던 행사는 무슨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재미있자고 한 것인데? 그건 기획이 아닌가?
아닙니다. 그것도 기획이에요.
'문제'라는 말 때문에 부정적인 뉘앙스가 풍겨서 그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말씀드린 문제라는 단어의 뜻은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또는 그런 일' 이 아니라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네요.
그러니까 '그냥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벌인 일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인식의 결과물인 셈이지요.
'문제'를 어떤 뜻으로 받아들이느냐도 포. 인. 트겠네요. ^-^
또,
어떤 문제들은 '문제'로 인식되기 보다는
'주어진 상황'으로만 인식될 때가 있어서
때론 기획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이것이 문제로구나!' 하고 선명하게 인식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의 안쪽면을 보면,
분명히 어떠한 '문제'가 하나 이상은 숨겨져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지요.
여러분도 한 번
주변에 있는
기획의 결과물, 누군가의 제안서 등등을 살펴보세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것이 만들어졌을까?' 하는 관점에서 말이죠.
기획은 '아이디어를 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기획의 일부분일 뿐이에요.
기획의 본질은
사람과 조직,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해결하는 방법을 예술에서 찾아내면 그것이 예술기획이 되는 것이고,
문화현상에서 찾아내면 문화기획이 되는 거겠죠.
어때요?
'기획'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손에 잡히셨어요?
그래도 어렵다고요 ㅠㅠ?
으어어어어.
이 글이 어려우신 분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제 몫이니
한 번 어떻게든 해볼게요. 느낌 아니까. (전화를 주세요.)
다음 주엔 [기마참]의 또 다른 한 축 '마케팅'이 무엇인지 함께 나눠보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