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의 민중의소리 퇴출과 관련, 지난 11일 국회에서 '포털과 언론 상생의 길은 없나'란 주제의 토론회가 있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에는 기대했던 네이버의 참여는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토론회 내용중에는 엔터포스트가 "웃기는 네이버, 한심한 민중의 소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적한 민중의소리의 어뷰징에 대한 부적절성과 더불어 네이버가 오히려 어뷰징을 조장해왔다는 점도 이야기 됐다. <관련기사 웃기는 네이버, 한심한 민중의 소리 >
아래는 토론회 후 민중의소리가 독자들에게 전달한 메일이다.
다시 한 번 네이버에 대화와 토론을 바랍니다
정웅재 기자가 드립니다
어제(11일) 국회에서 의미있는 토론회가 있어서 소개해드릴까 하고 펜을 들었습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민중의소리가 직면한 문제를 다룬 토론회여서 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메일을 띄웁니다.
이미 민중의소리 사이트에서 기사나 생중계를 통해 보신 분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어제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공동주최로 '포털과 언론 상생의 길은 없나'란 주제의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의외로 국회 관계자 등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토론회에 참석해주셨고, '전자신문', '주간경향' 등의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고 취재를 했습니다. 이날 토론회 발제는 한림대 신문방송학부 송현주 교수님께서, 토론자로는 이재신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님, 민임동기 미디어스 전 편집장께서 참석해주셨습니다.
1시간 20분 가량의 토론회에서는 의미있는 의견들이 다수 제기됐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를 본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의 표현대로 언제부터인가 공론의 장에서 사라져버린 포털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를 다시 공론의 장에 꺼내놓는 자리였습니다.
포털이 자리잡던 초기에 '포털을 언론으로 봐야 하는지', 그리고 포털과 언론의 상생 문제가 사회적으로 뜨겁게 논의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등 포털' 네이버는 몇 가지 개선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뉴스 소비가 주로 포털을 통해 이뤄지면서 포털이 언론시장에서 절대 권력을 갖고 있는 지금, 언론의 포털 종속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포털과 언론 상생의 길은 없나' 토론회에서 제기된 언론학자와 전문들의 의견은 귀담아 들을만 합니다.
송현주 교수는 "사회적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포털과 뉴스 산업 간의 공생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재신 교수는 "중소규모 언론이 네이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는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네이버와 민중의소리 간의 갈등의 원인이 됐던 '검색어 기사'에 대해서는 충고도 있었습니다. 이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뉴스 어뷰징은 언론사가 취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임동기 전 편집장도 뉴스 어뷰징에 대해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검색어를 통한 뉴스 어뷰징은 네이버가 조장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기 검색어를 전면에 부각시켜 광고 장사를 하는 네이버의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민중의소리 검색어 기사의 어뷰징 판단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민중의소리가 귀담아 들을 내용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날 토론회 주최측에서는 네이버측에도 토론회 참석을 요청했었습니다. 네이버가 참석한다면 더욱 의미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네이버측은 "토론회는 최근 민중의소리 문제로 개최되는 것으로 아는데, 민중의소리와의 문제는 규칙(위반)의 문제이지 상생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과의 상생 문제는 이미 수년전 논의해 정리된 바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불참했습니다.
네이버에서 퇴출당한 후 그리고 그에 앞서 검색어 기사에 대해 네이버와 이견이 발생했을 때부터 줄기차게 해법 모색을 위한 토론을 요청했던 저희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포털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사회성을 띤다.그렇기 때문에 뉴스 유통은 규제가 가능해야 한다.", "방송사업자나 케이블 사업자도 사기업이지만 공적 규제를 받는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들도 공적 규제의 틀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네이버와 민중의소리와의 갈등은 비단 양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거대권력 포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모든 언론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차이는 퇴출된 소수 언론과 퇴출되지 않은 다수 언론이 있다는 것 뿐입니다. 이때문에 네이버와 민중의소리의 갈등은 공공적 성격을 갖는 문제입니다.그래서 네이버와 민중의소리의 갈등은 공론의 장에서 풀어야 합니다. 저희가 줄기차게 네이버에 토론을 통한 합리적 해법 모색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네이버의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합리적 토론을 통한 공공적 해법 마련을 위해 네이버의 문이 열리길 기대합니다. 그것이 "한 검색어 키워드로 똑같은 기사 6~7건을 반복 전송한 뉴스캐스트 A업체도 어뷰징이군요. 이 매체는 퇴출 안 합니까?", "연예기사 반복전송이 문제라더니 정치 사회 일반 기사도 검색이 안 되는 군요.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게 이해되는데요?"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수많은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길도 될 것 같습니다.
민중의소리 정웅재 (jmlee@vop.co.kr) 드림
▶ 작성자: 엔터포스트 '엔포'